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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북으로 책을 읽으니 책이 술술 읽힌다.
장점은 눈과 손은 다른 일을 해도 되고, 귀만 쫑긋하면 되기 때문에 멀티로 일을 할 수 있다.
단점은 부분 구절을 뽑기가 어렵다. 듣다가 중지시킬정도로 띄는 구절 아니면 지나가기 때문에 구절을 필기하는 사람에게는 조금 아쉬울 수도! 그렇지만 전체 흐름을 읽는데엔 더 좋은 것 같다.
단테의 신곡을 읽다니.. 뭔가 뿌듯했다.(이렇게 지루한 책도 귀로 들려주면 읽혀진다.)

단테의 신곡은 지옥, 연옥, 천국편 총 3편이라고 하는데 나는 2가지 편만 들었다.
추후에 천국편을 읽으면 천국편은 따로 올려보겠다.

<신곡(연옥, 지옥)> - 단테(Dante Alighieri)

☆작가설명
단테는 두단테 델리 알리기에리가 본명으로 주로 단테 알리기에리, 단테로 유명하다.
13세기에 있던 이탈리아의 시인으로 스콜라 철학을 깊이 연구한 학자이기도 하다.
작품에 나오는 베아트리체라는 인물은 단테가 어린시절부터 사랑했던 인물로 24살 이른 나이에 사망한 여성이다.

☆작품설명

신곡 책 일부/ 구글 이미지

여행자 단테가 베르길리우스와 베아트리체, 베르나르두스의 안내를 따라 지옥-연옥-천국으로 여행하는 내용의 서사시이다.

☆단상
지루할 것만 같았던 신곡은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었다.일단 단테가 본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이 좀 귀여웠고, 되게 깊고 어려울 것 같은 주제 사이 사이에 느껴지는 그의 향기..? 그의 이야기들이 뭔가 귀엽게 느껴졌다.

천국, 연옥, 지옥 종교를 믿는다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내용이고, 믿지 않더라도 천국과 지옥은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연옥은 개신교에서는 사용하지 않고, 천주교에서 사용하는 개념인데 아무래도 단테의 시기(14세기)에는 개신교 분리 전(16세기)이기 때문에 연옥의 개념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그런가 당시 기독교의 문제점이나 그런 것들도 좀 보였던 것 같다.지옥에서도 명예에 따라 차등을 주고, 연옥에서는 타인의 수고(이후 돈으로 구원을 살 수 있다는 생각 등 면죄부 등으로 잘못 발전)로 빨리 천국으로 갈 수 있다거나 하는 등의 것들?

아무래도 인간 중심의 사고여서 그런지, 인간 사회에서 가지는 형태를 유지하면서 천국과 지옥을 상상한 것 같다.
혹시나 이 책을 종교서적으로 오해하거든 오해를 접기를 바라며, 이 책은 종교서적으로 치면 다신교 서적이다.
기독서적이라고 하기에 애매하다. (그리스 로마의 신들도 함께 나옴)

어쨌든 상상하기 어려운 지옥, 연옥, 천국 등을 한 번쯤 상상해보고 싶다면 이 책을 읽고 상상해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단테는 정말 상세하게 지옥과 연옥과 천국을 분류하고 그 안에서도 세부 분류를 하면서 딥한 상상을 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게임이나 영화의 소재로 참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주호민의 신과함께도 이런 글을 참고하지 않았을까? (신과함께를 안봐서 잘 모름) 지옥의 층마다 뭐 폭식지옥, 탐욕지옥, 분노지옥등 층별로 이름을 정해 지옥을 만들고 구렁도 1구렁 2구렁 어쩌고 저쩌고, 천국도 월성천, 수성천 등등 다양한 형태로 분류를 해서 던전 깨는 느낌이었다.
마치 뭐랄까.. 단테가 한 게임세상에 들어가서 NPC와 함께 모든 전투를 무시한 채 게임 세상을 돌고 있는 느낌..? ㅎㅎ 그래서 재밌었다. 너무나도 게임적 세계관이다. 내가 그런가..? 또 현실 세계를 돌아보면 게임에서 이미 이런 규칙들을 사용하고 있는거 같기도 하다. 100층의 탑 이런 것들? 던전 깨는 굴 등등

그래서 단테의 신곡을 진지하게 천국 연옥 지옥으로 볼 것이 아니라 소설로서 하나의 어떤 게임의 형태로 읽어본다면 되게 재미있게 읽힌다. 어차피 천국 연옥 지옥은 존재하는지 아닌지는 살아있는 인간은 알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 왈가왈부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살아있는 인간이 상상한 것을 상상한대로 즐기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단테는 다양한 지식을 섭렵한 지식인 같았다. 그래서 아는 사람도 아는 철학자도 많고, 아는 종교도 많았던 것 같다.
신곡은 단테가 알고 있는 모든 지식들이 짬뽕된 어떤 결과물 같았다. 기독교와 그리스로마신화를 섞어서 이야기하는 부분도 많았는데, 시대상인지는 모르겠으나, 현대에서는 참 이질적인 조화다. 혹자는 좋아할 조합이지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단테의 세계관 안에서 지어지다보니 그 세계관에 들어오지 않은 자들은 언급되지 않거나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 같은 부분들이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동시에 단테의 세계관이다보니 좀 금기 시 되는 영역? 들도 자유롭게 단테가 지어내어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부분은 흥미로웠다.

그래서 전체적인 구조와 흐름은 너무 재미 있는데, 하나하나 까보면 아쉬운 생각들이 군데군데 묻어난다.

한줄로 정리하면.. 모든 것이 섞여있는 포스트 모더니즘스러운, 혹은 다신교적이지만, 기독교 이론 기반의 천국, 연옥, 지옥을 컨셉으로 만든 하나의 게임세계관 같은 단테의 서사시..? 마치 이 글처럼 혼란스럽다.
그러나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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